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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약찬게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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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장사 작성일04-05-20 16:17 조회2,6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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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총 770자 110구로 이뤄진 화엄경 약찬게는 운문사의 새벽을 여는 독송용 게문偈文이다.  7자구字句의 일정한 운율은 독송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경쾌하게 해주는 묘미가 있다.  그러나 일정한 리듬을 따라 줄줄 외우기는 하나 그 깊은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예가 많다.  더욱이 화엄경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선 다만 무의미한 암송으로 그칠 뿐이다.  그래서 학인시절에 꼭 한 번은 짚고 넘어 가야할 것이 화엄경 약찬게에 대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기존의 연구 내용을 다시 요약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닐까라는 염려가 앞서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분석 정리하면서 석연치 않았던 부분을 재검토하는 마음으로 논고에 임하고자 한다.


Ⅱ. 본 론
  1. 해 제
   (1) 화엄경
  화엄경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의 약자로서 범어로는Buddha-avatamsaka-mahavaipulyasutra이다.  
  당나라 덕종의 초청으로 청량스님이 경제목을 해석한 것에 의하면 대大는 체體의 무변無邊을, 방方은 법문法門의 무진無盡을, 광廣은 용用의 무능측無能測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넓고 넓어 헤아릴 수 없는 방정方正한 진리를 깨달은 자[불佛]의 공덕과 만행으로 장엄[화엄華嚴]하여 중생들을 제도하는 경전이란 뜻이다. 따라서 법法곧 진리가 주제가 되는 일반경전들과는 달리 화엄경은ꡐ대방광불ꡑ이주제가 된다. 즉 보살들이 설주說主가 되어 대방광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의 공덕장엄을 찬탄하고 있는 것이다.

   (2) 약찬게
  게偈는 흔히 게송이라고 하여 불교의 내용을 싯구로 나타낸 것이다. 12부경部經가운데 부처님이 산문으로 말씀하신 것을 거듭 운율을 넣어 시로 읊은 것을 geya라고 해서 중송重頌또는 응송應頌이라 하고, 반복되는 내용 없이 홀로 읊으신 게송을 gatha라고 해서 고기송孤起頌이라 하였다. 따라서 약찬게略纂偈는 이러한 운율이 있는 게송을 간략히 모아 만들었다는 뜻이다.
  화엄경 약찬게라고 하면 여러 종류의 화엄경 중에서도 자수字數로는 10조 9만 5천 48자가 되고, 구수句數로는 4만 5천게며, 7처 9회 39품으로 분류되는 당본唐本인 80권 화엄경의 내용을 간략히 줄여 7자구의 시로서 110구로 편집한 것이다.

  2. 내 용
   (1) 개 요
  구체적인 분석에 앞서 그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3부部로 나눠진다. 먼저 약찬게의 소의경전이 되는 경의 이름과 그 저자 및 배경 장소와 삼매에 이르기까지, 즉 대방광불화엄경에서 해인삼매세력고까지를 약찬게 중에서도 서론부로 볼 수 있다. 다음에 법해法海대중과 화엄경의 구성형태를 설명한 부분, 즉 보현보살제대중에서 삼십구품원만교까지를 본론부로 하며 마지막 사상思想부분, 즉 풍송차경신수지에서 시명비로자나불까지를 결론부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화엄경 약찬게는 80권 화엄경의 방대한 분량을 간략히 줄인 게송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속에 서론본론결론부를 갖추고 있는 매우 조직적인 내용의 게송이다. 따라서 이 약찬게를 한 편만 독송해도 화엄경 전체를 한 번 읽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된다.

   (2) 구성분석
  ① 경명經名: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이라고 시작되는 첫 구절은 바로 약찬게의 소의경전에 해당되는 화엄경의 갖춰진 이름이다.

  ② 저자著者: 용수보살약찬게
 
  용수보살약찬게라는 제2구에서는 이 약찬게가 용수보살에 의해 지어졌음을 알려준다. 범어로 Nagarjuna인데 번역하면 용맹龍猛또는 용승龍勝이라는 뜻이다. 마명을 이어 대승불교의 기틀을 다졌다.

  ③ 도량道場: 나무화장세계해

  제3구 나무화장세계해는 곧 화엄경에 등장하는 여러 부처님들이 거주하고 계시는 세계의 이름이다. 이 세계는 큰 연꽃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크기가 끝없는 바다와 같이 넓다해서 화장세계해라고 하였다.

  ④ 귀의歸依대상 : 비로자나진법신~시방일체제대성

  비로자나진법신에서 시방일체제대성까지는 바로 앞의 화장세계해에 계시는 여러 부처님들이다. 법신法身의 비로자나, 보신報身의 노사나, 화신化身의 석가모니인 삼신불三身佛과 시간적으로 과거현재미래의 삼세불三世佛과 공간적으로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들께 나무(귀의)한다는 내용이다.

  ⑤ 교판敎判: 근본화엄전법륜
  
  제9구 근본화엄전법륜은 근본법륜과 지말법륜으로 분류하는 교판법에서 화엄경은 근본법륜에 해당됨을 보여준다.

  ⑥ 삼매三昧: 해인삼매세력고

  제10구 해인삼매세력고는 화엄경의 대표삼매인 해인삼매의 힘을 말미암아 근본법륜인 화엄의 진리가 굴러가고 있음을 뜻한다. 해인삼매란, 우리 마음이 번뇌 망상을 쉬게 되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본체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을 고요한 바다에 일체 만물의 그림자가 도장 찍듯이 나타나는데 비유하여 이름한 것이다.
  이상 ①에서 ⑥까지는 약찬게의 서론부에 해당한다. 다음 ⑦과 ⑧은 본론부이다.

  ⑦ 등장인물 여기 대중은 다시 크게 4부류로 나눌 수 있다.
    ᄀ)보현의 상수대중 : 보현보살제대중
   보현보살제대중이라는 제11구이다. 보덕普德을 비롯한 9명의 보자普字보살과 그 밖에 해월海月운음雲音등 10세계 미진수 보살들이 항상 보현을 따라 불사를 돕는다고 하였다.
 
   ᄂ)39신장 : 집금강신신중신~대자재왕불가설
   집금강신신중신에서 대자재왕불가설까지 39위位 신장들의 이름을 열거하고 있다. 각 구句마다 2위位의 신장을 열명列名하다가 마지막 대자재왕은 1위位만을 들었는데 모든 신장들이 각기 백 천 권속들을 거느리고 오므로 이들의 수는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다하여 불가설이라 하였다.
    ᄃ)각회의 대표보살과 대중 : 보현문수대보살~기수무량불가설
  각회의 대표보살과 대중으로 보현문수대보살에서 기수무량불가설까지이다. 이 중에서 먼저 보현문수법혜공덕림금강당금강장보살은 모두 제1회에서 6회까지의 각회의 설주說主보살들이다. 보현은 제1회의 설주로서 용用을 상징하는 행원력行願力의 성현이며, 문수는 제2회의 설주로서 체體를 나타내며 지혜력의 성현으로 등장한다. 법혜는 제3회에서 십주 위의 대표보살로서 등장하고, 공덕림은 제4회에서 십행위의 대표보살로서, 금강당은 제5회 십회향위의 대표로, 금강장은 제6회 십지위의 대표보살로 등장하여 각 위에 해당하는 설법을 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다음에 이어 나오는 금강혜보살이나 광염당과 수미당보살은 특정한 1회를 대표하는 설주說主보살은 아니다. 따라서 약찬게에서 이들을 왜 거론했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금강혜나 광염당과 수미당이 약찬게에 등장하는 특별한 이유는 기존의 어떤 연구에서도 분명한 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 이유를 금강혜보살이 제7회의 11품 가운데 첫 번째인〈십정품〉에서 세존으로부터 제일 처음으로 거명擧名되는 보살이라는 점에서 찾고자 한다. 즉 제1회에서 제6회까지의 대표보살들을 살펴보면 그들도 모두 각회의 맨 처음에 거명된 보살이다.  그러므로 제78회가 보광명전이라는 동일 장소에서 법회가 이뤄지므로 동회同會로 묶어 이 회의 첫 거명자인 금강혜를 등각等覺묘각위妙覺位의 대표보살로 들었다고 본다. 또한 광염당과 수미당은 제9회의〈입법계품〉초에 세존이 장엄누각에서 보현문수를 상수로 하여 십회향위를 대표하는 자로서 첫 거명한 보살이 바로 이들이다. 그러므로, 금강혜와 마찬가지로 광염당과 수미당은 제9회를 대표하는 보살로 거론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보현문수대보살에서 광염당급수미당까지는 모두 각회의 대표보살들을 노래하고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대덕성문사리자에서 기수무량불가설까지는 본격적으로〈입법계품〉이 시작되는 내용으로 53선지식에 앞서 모여든 대중을 보여준다. 〈입법계품〉초에 문수사리보살이 여러 보살 대중으로 장엄하고 서다림에서 나와 남쪽으로 인간을 향하여 가는 것을 보고 여러 대중이 함께 동행하여 법을 듣는다. 여기서 여러 대중가운데 성문위聲聞位를 대표하는 자로서 사리불이 등장하고, 그 사리불을 따르는 6천 비구중에서 대표되는 비구가 바로 급여비구해각등의 해각비구다. 또한 복성당 사라 숲 속의 큰 탑 있는 곳에 문수사리동자가 왔다는 소문이 나자 5백 우바새와 우바이, 선재를 비롯한 5백 동자와 동녀들이 모두 문수사리에게로 와서 법을 듣는데 그 밖에도 복성사람들이 다 모여드니 그 수가 불가설임을 노래하고 있다.

    ᄅ)53선지식 : 선재동자선지식~미륵보살문수등
  선재동자선지식에서 보현보살미진중까지는 53선지식의 열명列名이다.
  앞의 5백 동자중에서도 가장 선근이 깊은 선재 동자가 직접 찾아 뵙고 성불의 인因을 맺은 스승들로서 그 수가 총 53명이다. 문수사리를 맨 처음 친견하면서부터 비구인 덕운해운선주와 미가장자 등을 지나 마지막 보현보살에 이르기까지 총 55명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이 중에서 문수는 처음과 끝에 2번 등장하므로 1인으로 치고 덕생동자와 유덕동녀는 동일한 법문 내용을 설說하고 있으므로 한 선지식으로 쳐서 모두 53명이라 한다(53선지식에 대한 분석은『화엄학개론』-명성著p127을 참조하면 상세히 알 수 있다).
  어차법회운집래 상수비로자나불 어연화장세계해 조화장엄대법륜이라는 4구는 이상의 본론부 중에서도 제1부 등장인물에 대해 총괄하는 내용이다. 이 법회에 모인 대중은 항상 비로자나불을 따라 연화장세계해에서 대법륜을 조화 장엄하며, 시방 허공의 모든 세계도 항상 이처럼 설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⑧ 화엄경의 구성형태
    ᄀ)서문 : 육육육사급여삼~일십일일역부일
  육육육사급여삼에서 부터 삼십구품원만교까지는 약찬게의 본론부중에서도 제2부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화엄경 본문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
데 이 부분은 다시 자체적으로 서문본문결문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하 3문으로 나눠 보면, 육육육사급여삼과 일십일일역부일은 제2부의 서문에 해당되는데 80화엄이 총 39품品이면서 동시에 9회會와 7처處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ᄂ)본문 : 세주묘엄여래상~이세간품입법계
  세주묘엄여래상에서 이세간품입법계까지는 각 품의 이름을 나열하는데 제2부의 본문에 해당한다. 이 부분을 앞의 서문과 배대시키면 아래와 같은 분석이 가능해진다.

  六(총6품) ; 제1 보리장회
               세주묘엄품여래현상품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화장세계품노사나품
  六( 〃) ; 제2 보광명전회
              여래명호품사성제품광명각품
              보살문명품정행품현수품
  六( 〃) ; 제3 도리천궁회
              승수미산정품수미정상게찬품십주품
              범행품초발심공덕품명법품
四(총4품) ; 제4 야마천궁회
             승야마천궁품야마천궁게찬품십행품
             십무진장품
及與三(총3품) ; 제5 도솔천궁회
                 승도솔천궁품도솔천궁게찬품십회향품
一(총1품) ; 제6 타화자재천궁회
              십지품
十一(총11품) ; 제7 보광명전회
                 십정품십통품십인품아승지품
                 여래수량품보살주처품불부사의법품
                 여래십신상해품여래수호광명공덕품
                 보현행품여래출현품
一(총1품) ; 제8 보광명전회
              이세간품
亦復一(총1품) ; 제9 서다림회
                 입법계품

    ᄃ)결문 : 시위십만게송경 삼십구품원만교
  제2부의 결문은 시위십만게송경 삼십구품원만교라는 2구句로서 십만게송의 80화엄이 총 39개의 품수品數로 원만교圓滿敎에 해당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⑨ 사상思想: 풍송차경신수지~시명비로자나불
  풍송차경신수지 초발심시변정각 안좌역시국토해 시명비로자나불이라는 마지막 4구는 약찬게내의 결론부로서 화엄사상을 집약시켜 놓았다. 첫 발심하는 때가 곧 궁극의 깨달음이란 목표와 상통하고 있음을 노래하여 시작과 끝이 둘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아울러 화엄경을 풍송하고 수지하는 곳이 바로 비로자나불이 계시는 곳이며, 화엄의 진리를 받아 지닌 중생은 곧 비로자나불과 다름 아님을 보여 준다.


Ⅲ. 결 론

  이상에서 간략하게 화엄경 약찬게를 분석해 보았다. 약찬게의 뛰어난 조직력과 무량한 의미를 응축시킨 간결한 문장력은 늘 감동시키는 바가 크다. 분별과 대립을 초월한 원융무애의 도리를 담고 있는 화엄의 진리를 조금도 어그러짐 없이 그대로 축소시켜 보여 주는 약찬게는 더이상 단순한 암기식의 독송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초발심자에서 성정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가 된 원융한 삶을 끌어갈 수 있는 실천 수행적인 게송으로 받아 지닐 때 약찬게의 생명은 살아있을 것이다.





* 화장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5-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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