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방

차 한잔의 여유

입춘기도, 정초기도의 의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화장사 작성일11-01-24 09:04 조회2,038회 댓글0건

본문



문: 정초가 되면 거의 매년 입춘기도를 합니다. 절기에 불과한 입춘에 하는 이 기도를 어떤 의미로 보면 좋을까요?

 

봄 향기 가득한 마음 되려는 기도

열린 마음으로 세상 바꾸려고 노력


답: 입춘은 동양의 전통적인 절기입니다. 그렇지만 절기 그 이상의 상징성도 있습니다. 입춘(立春)이라는 한자어의 뜻은 ‘봄을 세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이 말은 봄을 설계한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날을 기해서 한 해의 바람(所願)을 문구로 써서 집안에 붙여두고, 일 년 동안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던 것입니다. 문구에는 소원보다는 이치를 밝힌 것도 많은데, 그 가운데에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와 같이 이치와 현상을 아우르는 것도 있습니다.

문을 연다는 것은 집의 대문을 연다는 것과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현상적인 입장에서의 문을 연다는 것은 출입을 가능케 하는 것이니, 이것은 원활한 소통을 뜻합니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고인 물은 썩고 물이 이르지 않는 곳은 황폐해지지만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물 자체도 썩지 않고 만물도 풍요롭게 하듯이, 원활한 소통은 모두에게 이롭습니다.



정신적인 문을 연다는 것은 포용과 화합을 뜻하는 것이니,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연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상황이 가능해 질 것이니 대립과 투쟁의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을 닫아거는 것은 자기의 것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도둑을 막거나 귀찮은 사람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뜻이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문을 닫으면 좋은 것도 동시에 막는 것이 됩니다.

<키다리아저씨의 집>이라는 동화를 아시겠지요. “매우 키가 큰 아저씨가 있었는데, 집도 대단히 크고 아름다웠으며 정원도 훌륭해서 계절 따라 꽃도 계속 피고 과실도 풍족하게 열렸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키다리아저씨의 집에서 놀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그 집에서 떠들며 놀았지요. 하지만 아저씨는 아이들이 정원에 와서 시끄럽게 하는 것도 싫고 과실을 따먹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아이들을 혼내고 쫓아낸 다음 대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그리고는 곧 가을이 되고 겨울이 지나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아저씨의 집은 계속 겨울이었지요. 분명 마을에는 봄이 한창인데, 아저씨의 집만 꽃이 피지 않고 새도 오지 않았지요. 아저씨는 비로소 외롭고 쓸쓸하게 된 것이 자기 탓이라는 것을 깨닫고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초청했지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다시 뜰을 가득 채우자 꽃이 피어나고 새들도 날아왔습니다. 아저씨는 다시 행복해졌습니다.” 봄이 장소를 선택할 리가 없지요.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는 봄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 분명 있습니다. 닫혀 있는 마음이나 자기만 아는 마음에는 봄을 즐길 여유가 없기에 두렵거나 쓸쓸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꽃을 보아도 아름다운 줄 모르고 향기로운 줄을 모릅니다. 그러니 행복할 리가 없지요. 불교에서 입춘을 기해 특별한 기도를 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입춘을 정한 동양의 지혜가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상적인 봄은 시간이 가면 올 것입니다.

그러니 굳이 세운다는 표현이 필요하지 않겠지요. 그러므로 봄은 마음에 세우는 것입니다. 마음은 본래 어떤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마음에 봄을 세우면 ‘봄 가득한 마음’이 됩니다. 입춘기도를 통해 ‘봄 가득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아진다면, 그들의 노력에 의해 그만큼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답게 될 것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